배우자와 이미 별거 중이었더라도 상간자소송이 무조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핵심은 별거 자체가 아니라, 별거 당시 혼인관계가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상태였는지다. 즉 단순히 떨어져 살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혼인이 파탄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법원은 별거의 사유와 기간, 별거 이후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본다. 일시적인 갈등으로 인한 별거이거나, 다시 합칠 가능성이 남아 있었고 실제로 연락이나 경제적 교류, 자녀 관련 소통이 이어지고 있었다면 혼인관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제3자가 배우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었다면 상간자 책임은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
반대로 별거 기간이 매우 길고, 이미 이혼을 전제로 한 별거였으며, 부부 사이에 정서적·경제적 교류가 거의 없고 사실상 남남처럼 지내고 있었다면 법원은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되었다고 본다. 이 경우에는 제3자의 관계가 혼인 파탄의 원인이라기보다 이미 끝난 혼인 이후에 형성된 관계로 평가되어 위자료 책임이 부정되거나 크게 제한될 수 있다.
결국 별거 중 소송 가능 여부는 ‘별거 중이었느냐’가 아니라, 그 별거가 혼인 유지 상태의 일부였는지, 아니면 회복 불가능한 파탄 상태였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형식적인 별거 사실보다, 실제 부부관계의 실질이 법원의 판단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