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신원을 모를 때에도 상간자소송을 진행할 수는 있지만, 절차와 전략이 조금 달라진다. 핵심은 상간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신원을 모른 상태에서 바로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피고를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소송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무에서는 먼저 증거 수집과 추적이 필수적이다.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통화 내역, 이메일, SNS 활동, 호텔 출입 기록, 카드 사용 내역 등 상간자가 특정될 수 있는 자료를 모아야 한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법원에 정보제공이나 신원확인 절차를 요청하기도 한다. 법원은 피해자가 제출한 증거를 토대로, 통신사나 금융기관 등 관계자에게 제한적 범위 내에서 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
신원 파악이 어려운 경우에는 법원이 인정하는 가명 또는 특정 불명의 상태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을 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불상의 상간자 ○○○’와 같이 표기하고, 증거와 상황 설명을 통해 법원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도록 소송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후 추가 증거 확보를 통해 피고를 특정하면, 위자료 청구가 가능해진다.
결국 핵심은 상대방 신원 불명은 소송의 장애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증거와 법원의 절차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송을 진행하기 전에는 철저한 증거 확보와 법적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며, 신원이 밝혀질 때까지는 소송 절차를 준비하고 정리하는 단계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