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만 했고 실제로 부부로서 함께 생활하지 않았다면, 법적으로는 형식상 혼인 관계는 성립한 상태로 보게 됩니다. 우리 민법상 혼인은 혼인신고가 수리되는 순간 발생하기 때문에, 실제로 동거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동으로 혼인이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즉, 주민등록상 부부로 등재되어 있다면 법적으로는 여전히 혼인 상태입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혼인의 실질이 전혀 없고 처음부터 부부로 살아갈 의사가 없었다는 점이 입증되는 경우에는 혼인 무효 또는 혼인 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서류상 혜택을 위해 혼인신고만 한 경우, 국적 취득이나 대출, 보험 등의 목적만으로 형식적인 혼인을 한 경우라면 이는 혼인의 본질적 요소인 공동생활의 의사가 결여된 상태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특히 혼인 당시 한쪽이 상대방을 속이거나, 혼인생활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음에도 신고만 하게 만든 경우라면 사기나 강박에 의한 혼인으로 취소 사유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일정 기간 내에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해야 하며, 단순히 마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는 취소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핵심은 동거 여부 자체가 아니라, 혼인 당시 실제로 부부가 될 의사가 있었는지, 그리고 혼인의 실체가 존재했는지입니다. 함께 살지 않았더라도 결혼식 준비를 했거나 장래에 동거할 계획이 있었던 정황이 있다면 혼인은 유효로 보아 이혼 절차를 거쳐야 하고, 반대로 처음부터 실질 없는 형식적 혼인이었다면 무효 또는 취소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정리하면, 혼인신고만 하고 살지 않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혼인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진정한 혼인의사가 없었다는 점이 명확하다면 혼인 무효나 취소를 통해 법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판단은 개별 사안마다 사실관계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법률적 검토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