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의 결혼이라고 해서 혼인 무효나 혼인 취소의 기준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혼인신고가 이루어졌다면, 원칙적으로 우리 민법이 정한 혼인 요건과 기준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혼인의 효력이 달라지거나 특별히 완화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국제결혼의 경우에는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혼인의 성립 요건 중 일부는 각자의 본국법을 따르게 되기 때문에, 형식은 한국법, 실질 요건은 각국 법이 동시에 문제될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예를 들어 혼인의사, 혼인 연령, 중혼 여부 같은 사항은 상대방 국가의 법률도 함께 검토 대상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인 무효나 취소의 판단 기준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혼인의사가 없었던 경우, 중혼 상태였던 경우, 사기나 강박으로 혼인이 이루어진 경우라면 외국인 배우자와의 혼인이라도 동일하게 무효 또는 취소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국적 취득이나 체류 자격을 목적으로 한 위장결혼처럼 혼인의 실체가 없는 경우에는 법원이 엄격하게 무효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국적이 아니라, 해당 혼인이 법적으로 성립할 수 있는 실질적 요건을 갖추었는지입니다. 외국인과의 결혼도 일반적인 혼인과 마찬가지로 법적 판단 대상이 되며, 혼인 무효나 취소 역시 예외 없이 동일한 법리 구조 안에서 다뤄진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